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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제재 북한 유조선 중국 근해서 포착...최근 러시아 기항 흔적도


안산1호의 지난 한 달간의 항적. 한반도 동해상을 빠져나온 뒤 제주도 해상에서 사라진 안산 1호가 중국 닝보-저우산 인근 해역에 다시 출몰했다. 자료=MarineTraffic
안산1호의 지난 한 달간의 항적. 한반도 동해상을 빠져나온 뒤 제주도 해상에서 사라진 안산 1호가 중국 닝보-저우산 인근 해역에 다시 출몰했다. 자료=MarineTraffic

유엔 제재 명단에 오른 북한 유조선이 중국 근해에서 또다시 발견됐습니다. 최근 러시아에 다녀온 흔적을 남겼는데 이번엔 중국 앞바다에서 신호가 포착된 것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제재 북한 유조선 중국 근해서 포착...최근 러시아 기항 흔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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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의 위치정보를 보여주는 ‘마린트래픽(MarineTraffic)’ 지도에 북한 유조선 안산1호의 신호가 포착됐습니다.

신호가 발신된 지점은 중국 닝보-저우산 앞바다. 안산1호는 본토 기준 약 40km 떨어진 이 지점에서 3일 자정을 넘긴 시각 잠깐 위치를 드러낸 뒤 사라졌습니다.

한 국가의 영해가 국제법상 12해리, 약 22km인 만큼 중국 영해 기준선에서 불과20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발견된 것입니다.

안산1호는 지도에서 사라지기 전까지 뱃머리를 중국 방향으로 향했는데, 이는 안산1호의 목적지가 중국 항구 혹은 중국 영해였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일본 방위성이 월간 활동 보고서 2020년 12월 호를 통해 북한 선박 '안산 1호'의 불법 환적 정황 포착 사진을 공개했다. (자료사진)
일본 방위성이 월간 활동 보고서 2020년 12월 호를 통해 북한 선박 '안산 1호'의 불법 환적 정황 포착 사진을 공개했다. (자료사진)

앞서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지난 2018년 3월 불법 선박 간 환적에 연루된 안산1호 등 27척의 북한 선박을 제재했습니다.

특히 이중 안산1호를 포함한 13척에 대해선 자산 동결과 입항 금지 조치를 모두 취하도록 했습니다. 자산 동결이나 입항 금지 혹은 선적 취소 등을 명령한 다른 선박에 대한 제재보다 더 강도가 높은 조치였습니다.

이처럼 국제사회 제재로 사실상 공해상 운항이 금지된 안산1호가 어떤 이유에서 중국 앞바다, 그것도 북한 남포항에서약 1천km나 떨어진 바다 한 가운데에서AIS 신호를 노출했는지 의문입니다.

안산1호의 수상한 항적은 최근 러시아에서도 포착됐습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영국 합동군사연구소(RUSI)를 인용해 지난 3월 말 안산1호를 포함한 최소 5척의 북한 유조선이 러시아에서 유류 제품을 선적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실제로 마린트래픽 자료에는 안산1호가 지난 3월 25일 러시아 나홋카 항에 기항했으며, 약 6일 뒤 러시아 해역을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이후 안산1호는 지난달 21일 제주도 남쪽 약 126km 떨어진 해상을 끝으로 자취를 감췄는데, 약 열흘이 지난 이날 중국 근해에 출현한 것입니다.

이는 유엔의 제재 선박인 안산1호가 러시아는 물론 중국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안산1호가 유류를 운반하는 유조선이라는 점과 과거 제3국 선박 등으로부터 유류를 획득한 전례가 있는 점 등으로 볼 때 이번에도 불법 유류 선적을 위해 중국 바다로 향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특히 안산1호가 발견된 닝보-저우산 해역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이 북한 선박과 중국 선박의 불법 접선지로 여러 차례 지적한 곳입니다.

유엔 제재 대상 유조선이 불법 환적의 온상으로 알려진 이 해상으로 움직였다는 것은 불법 행위와 관련이 있다는 의심을 살 수 있습니다.

VOA는 중국 정부에 관련 내용을 문의한 상태로 답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안산1호는 3천t, 약 2만5천 배럴의 유류를 선적할 수 있는 중소형 유조선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으로 2차례 운항 흔적을 남긴 안산1호만으로 최대 5만 배럴의 유류가 북한에 건네질 수 있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의 연간 허용치 50만 배럴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7년 채택한 대북 결의 2397호를 통해 북한의 정제유 수입 한도를 연간 50만 배럴로 제한했습니다.

하지만 미국 등 국제사회는 북한이 이미 올해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2일 온라인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올해 북한에 제공한 정제유 양이 이미 유엔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넘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커비 보좌관]”Russia has been shipping refined petroleum to the DPRK. Russian shipments have already pushed DPRK inputs above mandated by the UNSC. In March alone, Russia shipped more than 165,000 barrels of refined petroleum to the DPRK. Given the close proximity of Russian and North Korean commercial ports, Russia could sustain these shipments indefinitely.

이어 “지난 3월에만 러시아가 북한에 16만 5천 배럴이 넘는 정제유를 보냈다”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상업 항구가 가깝다는 점을 감안할 때 러시아는 이런 수송을 무한정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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